지금 있는 그대로의 김성은

by Styler USA

모델, 배우, 엔터테이너, 축구선수 아내, 워킹맘 그리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김성은.

블랙 와이드 팬츠 AVA MOLLI 스퀘어 토 슬링백 RACHEL COX 스카프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촬영은 어땠나요?
지금껏 밝고 즐거운 모습을 많이 보여왔는데, 이번 커버 촬영은 시크하면서도 무디한 콘셉트여서인지 새로웠어요. 메이크업도 맨얼굴에 가깝게 최소한으로 하고요. 그렇다 보니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 어떤 수식어에 앞서 그냥 김성은이구나 싶었어요.
모든 역할을 한꺼번에 잘하려고 하기보다 각각의 시간에 충실한 것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 워킹맘의 모습이에요. 이렇게 촬영할 때는 온전히 김성은으로만 보이고 싶고, 육아할 때는 또 엄마 김성은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좋고요. 중간 지점에서 둘 다 하려고 하는 건 욕심인 것 같아요. 육아 과정을 즐기는 것도 도움이 돼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숙제라 생각하지 않고 같이 즐기죠. 그래서 남들이 느끼는 것보다는 덜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리브 니트 톱 EUDON CHOI 유려한 실루엣의 니트 팬츠 FABIANA FILIPPI

관찰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 출연 직후 달리 봤다는 반응이 이어지더라고요. 출연을 결심하기 전 고민한 부분은 없었나요?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SNS에서는 의도적으로 행복한 순간만을 보여줬다면, 방송이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이 모두 담기기 마련이라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걱정은 있었어요.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자는 것이 평소 마인드거든요. 그래도 힘들어하고 고민하기도 하는 제 모습에 공감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오히려 힘을 얻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첫 방송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프로그램 자체가 콘셉트를 정해놓진 않았지만, 처음에는 뭘 보여줘야 할지도 모르는 채 저희 가족의 평소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거든요. 시즌 때마다 떨어져 지내는 아빠와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의 반응이라든지, 남편과 단둘이 대화하며 눈물을 보이는 제 모습 같은 거요. 첫째 태하가 책임감이 강한 편인데, 그게 아빠의 잦은 부재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에 저도 굉장히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태하가 심리 상담을 받은 내용이 가장 반응이 뜨거웠죠. 처음에는 부정적 반응들에 속상해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방송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자녀인 데다 가족이 자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태하 스스로 동생들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엄마를 도와주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곤 해요. 방송에 다 보이진 않지만 저희 가족만의 끈끈함도 있고요. 상담 전이든 후든 변함없이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아이들 각자와 단둘이 자주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열세 살인 태하와는 특히 대화를 많이 나눠요. 둘이서만 밖에 나가 밥을 먹기도 하고요. 이제는 엄마만큼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나이라 친구들을 모두 초대해 같이 놀기도 하죠. 윤하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관심을 보이는 미용실이나 네일 숍에 함께 가요. 막내 재하는 아직까지 제 품에 안겨 있는 걸 가장 좋아하는 것 같고요.(웃음)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고, 패션과 뷰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잖아요. 다양한 역할을 모두 해내려면 스스로를 단단히 다져야 할 테죠.
일할 때는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일절 하지 않아요.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 이전에 저 김성은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크니까요. 일과 가정을 확실하게 구분하죠. 일하는 시간 동안에는 다른 건 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컷아웃 디테일의 오버사이즈 재킷과 하이라이즈 쇼트 팬츠 모두 LEHA

인스타그램 속 일상을 보니 우정이나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편인가요?
운동을 하거나 관리를 받으러 가는 것보다 사람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걸 선호해요. 가끔은 그럴 시간에 스스로를 좀 더 가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웃음) 친구들과 만나서 차 마시고 수다 떠는 시간이 제겐 큰 힐링이에요. 누가 만나자고 하면 거절하는 법 없이 무조건 콜!을 외치죠. 가끔 친구들이 혼자 가기 뻘쭘한 상황에 저를 부르기도 해요. 새로운 자리에 가서 어색해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거든요. 의외로 일대일로 만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요.

혹시 MBTI 유형은 뭔가요?
ESFJ요. 일명 ‘사교적인 외교관’.(웃음)

브라운 에코 레더 소재 톱과 팬츠 모두 LEHA

중학생 때 광고 모델로 시작한 방송 경력이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었어요.
잡지 모델로 시작해 연기를 하게 된 케이스지만, 배우라는 한 우물을 파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능이나 MC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왔어요. 그런 경험들이 좋은 발판이 돼 지금까지도 패션이든 뷰티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는 것 같아요.

다시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나요?
그동안 집에 T V가 없었는데 최근에 들인 이후로 드라마를 자주 보게 되더라고요. 좋은 작품도 쏟아지고요. 연기 감각이 남아 있어서인지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연기가 하고 싶어지기도 해요. 그동안 예능에서는 어느 정도 활발하게 활동을 해온 반면, 연기 쪽으로는 늘 만족스럽지 못 해요.

화이트 벌룬 소매 셔츠 RECTO 비대칭 드레이프 디테일의 미니스커트 LEHA

요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관심사라기보다는, 가장 자주 하는 생각이 제가 마흔이 되었다는 거예요.(웃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만 왠지 스스로 위축되는 것 같아요. 세대교체의 한복판에 있지 않나 하는 조급함이 생기기도 하고요. 한결같이 멋진 선배님들이 더욱더 존경스러워지기도 해요. 이전까지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움직였다면 앞으로는 좀 달라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화면에 곧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어요.
커리어 면에서 제 나름대로 전성기일 때 결혼을 했어요. 결혼 후에는 연기 욕심을 내기도 어려웠고 오히려 다른 것들로 이슈화가 됐죠. 저에 대한 소식이 계속 들려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발전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저 자신은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인지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느껴요. 남들이 어떻게 보든 스스로 풀지 못한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죠. 언젠가 저만의 해답을 꼭 찾고 싶어요.

 

Fashion Editor 김하얀
Feature Editor 손지수
Photographer 최문혁
Styling 이경남
Hair 하나
Make-up 고미영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