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프리 페트병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매일 플라스틱 생수병 한두 개씩을 배출하게 된다.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하기 위해 라벨을 떼고 버려야 하지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자원도 모두 절약하기 위한 방법으로 라벨프리 페트병을 어떨까. 백산수, 삼다수, 아이시스 등 국내 대표 생수 모두 라벨프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니 선택은 소비자, 당신의 몫이다.
크루얼티프리 생리대
생리대를 새로이 개발하는 과정에서 동물들의 참혹사가 벌어진다. 박테리아 묻은 탐폰을 토끼 생식기에 넣은 후 14~16시간 동안 방치하거나 생리대, 생리컵의 원료가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실험하기 위해 동물의 몸에 직접 주입한 후 안락사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대안은 있다. 크루얼티프리 여성용품이다. 라엘의 ‘센서티브’는 생리대 커버부터 날개, 흡수체까지 독성, 화학 물질이나 향 첨가물, 염소 없이 100% 유기농 순면만으로 만들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비건 브레드
채식인에게도 빵을 먹을 권리가 있다. 달걀, 버터, 우유 대신 플랙시드나 치아시드 달걀을 사용하고 오일과 두유, 아몬드 밀크 등을 넣어 만든 비건 베이킹으로 빵이 주는 달콤함과 즐거움을 누리자. 재료를 모두 구입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식물성 베이킹 믹스를 이용하거나 새벽 배송 장보기 플랫폼에도 비건 빵 제품이 여럿 있으니 입맛대로 골라볼 것.
난각번호 1번 달걀
닭은 호기심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해 주인을 알아보고 따르는 동물 중 하나다. 20~25년의 긴 수명을 지녔지만 달걀, 닭고기로 소비되는 현대사회에서는 고개조차 돌릴 수 없는 좁디좁은 배터리 케이지에서 상품처럼 키워지고 죽음을 맞이한다. 닭의 이런 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면 달걀의 난각(껍데기)에 적힌 일련번호의 마지막 숫자를 확인할 것. 1번은 동물복지 방목 기준에 부합된 곳에서 사육된 산란계가 낳은 알이며, 3-4번은 배터리 케이지에서 낳은 달걀이다.
스마트 영수증
매일 무의식적으로 3~4장씩 받는 영수증 발행량은 연간 180억 건이다. 발급 비용은 1440억원, 종이 영수증 쓰레기 배출량만 1만3068톤에 달하는데 우리는 늘 무심코 “영수증은 버려주세요”를 외친다. 실천은 간단하다. 이마트, 올리브영 등 여러 브랜드가 스마트폰 영수증 시스템을 구축해두었으니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만 하면 끝! 카드 번호, 이용 내역 등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데다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다.
플라스틱 제로 주방
집 안에서 플라스틱용품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주방이다. 일회용기, 수세미, 세제 등 플라스틱이 주방을 점령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유발하는 아크릴 수세미는 천연 수세미와 해면 스펀지로, 일회용기는 나무나 유리 그릇으로, 세제는 설거지바로 대체함으로써 플라스틱의 늪에서 주방을 구출해볼 것. 이 선택만으로도 살림이 꽤나 간소해진다. 미니멀한 주방 인테리어는 덤이다.
호텔의 비건 룸
해외여행이 어려운 요즘,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하루의 밀도 높은 휴식을 위해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비건 충전재를 넣은 침대, 공정무역 라벨이 부착된 욕실 가운 등을 구비하고, 객실 내 방석과 쿠션은 닥나무 소재의 식물성 가죽을 사용했다. TONE28, 멜릭서 등과 협업해 제로웨이스트, 비건 어메니티를 선보이며 비건 미식 룸서비스도 운영한다.
못생긴 채소 꾸러미
농산물 수확량의 3분의 1은 크기가 너무 작거나 커서, 또 굽거나 작은 흠이 있어서 못난이 농산물로 분류된 채 헐값으로 팔리거나 폐기된다. 비와 바람, 볕이 만든 어엿한 식품이지만 음식물 쓰레기로 사라지는 것. 어글리어스는 잘 자랐지만 상품성을 잃은 농산물을 농부들에게 공급받아 소포장 후 요리 레시피와 함께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구출한 농산물만 8만1455kg 이상이다.
식물성 대체 우유
매년 지구의 소 15억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70억 톤. 상당수는 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메탄이다.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끼치기에 마늘, 감귤 성분이 든 사료로 교체하거나 메탄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사료 보충제를 개발하는 등 낙농업계의 노력도 이어진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도 선택의 여지가 분명 있다. 아몬드, 귀리, 완두콩, 감자 등 우유를 대체할 식물성 음료로 가볍게 하루를 열어보자.
생분해 가능한 대나무 칫솔
욕실용품 중 재활용이 가장 어려운 건 칫솔이다. 부피가 작은 데다가 나일론 칫솔모, 고무 실리콘 손잡이, 플라스틱 프레임이 더해져 재활용이 불가능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쓰임을 다해 소각되는 칫솔의 양은 연간 4300톤. 어마어마한 양이다.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면 어떨까. 대나무는 다른 수종보다 성장이 빠르고 살충제 등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마지막에는 생분해되기 때문에 자연에도 나에게도 좋은 선택이다.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 : 소비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신조어
Contributing Editor 유승현
Photographer 송시영